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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7일 밤, 119 상황실에 접수된 다급한 신고전화가 울렸습니다. 갑자기 쓰러진 아이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의 절규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응급실 뺑뺑이 5살 정욱이

구급대원이 도착해 심폐소생술을 이어갔지만,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아이는 이미 사망해 있었습니다. 다섯 살의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아이의 이름은 오정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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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들이 마흔이 넘어 시험관 시술로 어렵게 얻은 정욱이는 웬만한 병치레 없이 또래보다 건강했었고, 네 살에 스스로 한글을 깨칠 정도로 영특한 아이였다고 합니다.

 

이번주 그것이 알고 싶다 1357회 에서는 응급실을 전전하다가 결국 입원해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꽃다운 나이에 하늘나라로 떠난 5살 정욱이에 대해서 방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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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노선도 암기하는 걸 좋아했었고, 7호선 종점인 장암역에 꼭 가보고 싶어 했던 정욱이, 부모님은 정욱이와 약속을 끝내 지킬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정욱이의 사인은 ‘크룹’이라 불리는 급성 폐쇄성 후두염으로 인한 질식사라 합니다. 주로 감기 바이러스 감염으로 염증이 생겨 후두와 기관지가 붓는 호흡기 질환인데, 제때 치료를 받으면 호흡곤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정욱이는 사망 이틀 전 물놀이를 한 후 감기처럼 고열과 기침이 시작됐는데, 이비인후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었음에도 사망 전날 체온이 40도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결국 5월 6일 밤 10시 16분경 어머니가 119에 신고를 해 구급대원이 도착했고, 정욱이는 가장 가까운 대학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병원에서는 ‘진료를 받으려면 4-5시간을 대기해야 한다’고 했었고, 구급대원이 연락한 다른 6곳의 병원은 ‘장시간 대기’ 또는 ‘소아진료 불가’를 이유로 정욱이를 받아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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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을 받지 않는 두 병원까지 포함해 총 9곳에서 거절을 당하고, 총 열여섯 차례의 전화를 한 끝에 한 병원이 연결되었습니다. 그런데 해당 병원은 정욱이 상태를 확인하기도 전에 ‘후두염의 경우 진료는 가능하지만 입원은 불가능하다’고 알려왔습니다.

 

119 신고 후 1시간이 넘도록 병원을 찾기 위해 표류하던 가족은 진료만이라도 받기 위해 이 병원을 찾았고, 정욱이는 입원은 하지 못하고 호흡기 치료만 받고 퇴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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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 저녁 정욱이의 기침이 심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병원으로 출발하기 전 정욱이는 화장실에서 쓰러져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의료 인프라를 갖춘 서울에서 일어난 정욱이의 죽음입니다.

 

10곳의 병원을 80분 동안 표류하는 사이, 정욱이를 입원시켜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치료해 줄 병원과 의사는 왜 없었던 걸까요?

 

한 119구급대원의 말이 가슴을 울립니다.

“어떤 구급대원은 한 번에 30번의 통화를 해본 적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이 병원 저 병원 안 된다 하면 뺑뺑이가 되는 건데,

흔한 일상이라고 보시면 돼요.”

'응급실 뺑뺑이'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뽑히는 것은 병상 부족과 의사 부족문제가 있습니다. 우리는 한시라도 빨리 이 문제들에 대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며 점점 늘어나는 중증 외상 환자 이송소요시간은 '응급실 뺑뺑이'가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지표일 것입니다.

한편 이달 8일 '응급실 뺑뺑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고자 보건복지부 장관과 응급의료 관련 전문가들이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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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간담회에서 "적시에 적정 응급실을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반복되고 있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응급실 수용거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면서

 

"골든타임 내 응급환자 진료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각 지역의 권역응급의료센터들도 함께 노력해 달라"라고 당부하며 이송체계 개선, 응급실 과밀화 해소, 최종치료 자원 확보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빠른 시간 안에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제2의 정욱이가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 사망한 다섯 살 정욱이의 마지막 이틀을 돌아보고, 우리나라의 응급의료체계 및 소아 청소년과의 응급의료 인력부족 및 전체적인 대책에 대해 24일 밤 그것이 알고 싶다 1357회에서 밝혀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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