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SSG는 "12일 자체 징계 위원회를 열고, 최근 배트 체벌 폭행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이원준 선수에 대한 퇴출.퇴단을 결정했다"라고 13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SSG는 "구단은 이번 사안이 프로야구 발전을 저해하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판단, 구단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제재인 퇴단 퇴출 조치를 결정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13일 웨이버 공시도 요청했습니다. 얼마 전 발생한 선수 방망이 폭행에 따른 판단입니다. 다른 팀에서 데려갈 가망성은 제로입니다.
KBO 실행위원회는 지난해 '이중처벌' 금지를 의결했습니다. 일단 잘못한 선수에 대한 KBO의 상벌위원회 결정이 있으면 그에 따르기로 한 것입니다.
이전에는 구단이 KBO 상벌위원회 징계가 나온 뒤 '구단 자체 징계'를 추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기준이 구단마다 제각각이다보니 상위 기관인 KBO의 판단에 따르기로 한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원준도 일단 KBO의 조사와 상벌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러나 ssg는 일의 경중을 따져서 KBO 상벌위원회 징계여부와 관계없이 퇴단. 퇴출을 결정했습니다.
사건이 불거진 뒤 구단 관계자들은 "원래 그런 성격의 선수가 아닌데…"라고 모두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코치 및 선배들을 말을 잘 따랐고, 오히려 평판이 좋은 편에 속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구단은 칼을 빼들었습니다.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고 본 것입니다.
이원준도 상벌위원회에서 순간적인 행동을 후회하면서도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이번 결정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두가 안타까워했지만, 인간적인 정과 별개로 행위는 용서할 수 없는게 폭력인 것입니다. 그 결과는 구단의 최대 징계라고 볼 수 있는 퇴단(퇴출)이었습니다.
가해자라고 할 수 있는 나머지 두 선수도 KBO의 상벌위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두 선수는 상벌위 결과에 따라 처분될 전망입니다. SSG는 "얼차려를 지시한 나머지 2명에 대해서는 KBO 상벌위원회의 결과에 따라 조치키로 했으며, 조만간 재발 방지 대책 등 후속 조치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과거 운동선수사이에서 자행되던 얼차려, 폭행이 완전히 근절되기는 어려운 걸까요?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폼이지만, 이원준은 매송중 당시까지 언더스로우 유형 투수였습니다. 사이드암과 언더핸드 사이에서 공을 던졌습니다. 현재 KBO리그에 이 정도 각도에서 공을 던지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야탑고 진학을 즈음해서 키가 엄청 자랐고, 당시 야탑고 코치의 권유로 투구폼을 바꿨습니다. 오버핸드 전향이었습니다. 키가 크니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공의 위력이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었습니다.
선천적인 어깨를 가지고 있으니 구속은 빨라졌고, 단번에 고교 야구에서 주목을 받는 파이어볼러 유망주가 되었습니다. 다만 투구폼을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아 밸런스는 불안했습니다.
몸을 최대한 많이 앞으로 넘기며 시속 150km를 던지기는 했지만, 밸런스를 잃어버릴 때마다 이를 다시 찾는 데 한참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2017년 SK(현 SSG)의 1차 지명을 받은 뒤 이렇다 할 활약을 못했던 이유가 밸런스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이원준은 올 시즌을 앞두고 투구폼을 다시 바꾸기로 했습니다. 오버핸드 폼을 버리고 스리쿼터 쪽에 가깝게 수정했습니다. 어차피 한창 좋을 때의 밸런스를 잃었던 이원준이다. 그럴 바에는 자신이 던지기 더 편한 폼에서 새로 잡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희망을 봤던 이원준입니다. 공이 넘어오는 동작이 더 편해졌다. 이원준은 "다시 150km를 던질 수 있을 것 같으냐"는 물음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 지었습니다. 이원준을 바라보는 강화 관계자들도 마찬가지 생각이었습니다. 그만큼 진도가 좋았습니다.
구단도 이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13주짜리 바이오 메커닉스 및 드라이브 라인 프로그램에 입소시켰고, 매번 구속을 재지는 않았지만 속도 하나는 확실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비공식 측정에서 150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뚜렷한 증거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13주 프로그램은 이제 거의 끝자락이었는데, 그런데 여기서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모든 관계자들의 큰 기대를 받았던 이 유망주는, 이제 더 이상 SSG 소속이 아닙니다.
이원준은 최근 논란을 빚은 강화 시설의 '후배 얼차려 및 폭행 사건'의 주요 가해자로 지목되었습니다. A선수가 B선수의 태도를 문제 삼아 '집합'을 걸었고,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애꿎은 집합에 화를 참지 못한 이원준이 배트로 B선수를 폭행했던 것입니다.
야구 배트는 경기장에서나 좋은 도구이지, 잘못 쓰면 순식간에 흉기로 돌변합니다. 아무리 화가 났어도 이원준의 행위는 지나쳤고 또 잘못된 행위이고, 지금 본인도 후회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 안타까운 건, 이원준이 과거에는 '체벌의 피해자'였다는 점입니다.
2020년 5월,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의 훈련장 강화 퓨처스필드에서 당시 2군 소속이던 선수들이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 등 일탈을 했고, 2군 선임급 선수들이 물의를 빚은 선수들에게 물리적인 체벌을 가했습니다.
당시 3년 차 이원준은 체벌을 당한 많은 후배 중 한 명이었습니다.
지난 6일, 같은 장소에서 폭행 사건이 일어났고, 결과적으로 이원준은 가해자가 되었습니다.
2017년 많은 기대 속에 SK에 입단한 이원준은 1군에서 단 22 경기만 등판해 3패 평균자책점 11.72로 부진했습니다.
2020년 이후에는 1군 마운드에도 서지 못했습니다.
이원준은 '후배를 폭행해 방출당한 선수'로 한국야구사에 남게 되었습니다.
이원준과 접점이 거의 없었던 SSG 1군 사령탑 김원형 감독은 "정말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 벌어졌다"며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습니다.
3년 전, SSG 전신 SK는 "소속 선수들이 폭력, 성범죄, 음주운전(무면허 운전), 도박 등 경기 외적으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 잘못의 정도에 따라 '원 스트라이크 아웃(퇴단)'을 적용할 수 있도록 기존 선수단 관리 규정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재점검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원준 프로필
출생
1998년 7월 2일 (25세)
경기도 성남시
학력
서현초 매송중 야탑고
신체
190cm, 98kg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프로입단
2017년 1차 지명 sk
소속팀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2017~2023
병역
상무 피닉스 야구단 2021~2022
중학교 시절부터 장래성을 높게 인정받은 경기 지역 에이스 중 한 명입니다. 중학교 시절부터 에이스로 활약했고 고교 진학 이후에도 같은 학교의 1년 선배 정동윤을 떠오르게 하는 190cm에 98kg이라는 건장한 체격에 최고 146km에 이르는 빠른 공,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추고 있어 SK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올해 주말리그 11경기에서도 62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88을 기록하며 호투, 경기 B에서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62⅓이닝에서 기록한 탈삼진만 66개였습니다.
원래 SK 1차 지명 후보로는 제물포고 내야수 김민수, 동산고 내야수 김혜성 등이 거론되었으나 이원준의 장래성을 더 높이 평가한 팀 스카우터 진에 의해 1차 지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2023년 7월 13일 SSG 랜더스에서 자체 징계 위원회를 열고 퇴단 조치하면서 방출되었습니다. 다른 사유도 아니고 후배 선수를 방망이로 때린 폭행으로 팀에서 쫓겨난 만큼 KBO 리그 타 팀에서는 현역 연장이나 지도자, 프런트 전업은 물론이고 유소년·청소년 야구계에서 지도자로 생활하는 것도 어려울 전망입니다.